한때 한화 이글스의 미래 중심타선 유망주에서 이제는 KIA 타이거즈의 거포 자원으로 기대받고 있는 변우혁(23). 이적 후 첫 스프링캠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변우혁은 3일 일본 오키나와현 킨 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팀의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격했다.
2회 말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변우혁은 2사 후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8번 주효상 타석에서 1루 주자 김호령과 함께 더블 스틸에 성공하며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전혀 뛰지 않을 것처럼 있다가 포수 지시완이 2루로 던지자마자 홈으로 달려들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실책으로 1루 베이스를 밟은 변우혁은 5회 득점권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1사 1, 2루 상황에서 등장한 그는 롯데 3번째 투수 서준원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터트렸다. 비록 2루 주자 이우성이 홈에서 아웃되면서 타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타격이었다.
이날 변우혁은 4타석 3타수 1안타 2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그와 함께 젊은 타자들이 활약하면서 KIA는 롯데를 상대로 8-0 완승을 거뒀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9년 한화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변우혁은 미래의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고교 시절 미국에서 열린 '월드 파워 쇼케이스'에서 세계의 기대주를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다.
변우혁은 1군 데뷔 후 6경기 만에 홈런포를 신고하며(2019년 4월 6일 사직 롯데전)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한화에서는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군 복무 기간 포함 4년 동안 1군에서 50경기 출전에 그쳤고, 퓨처스리그에서도 통산 타율 0.223 16홈런에 머물렀다.
여기에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결국 그는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KIA는 투수 한승혁과 장지수를 내주면서까지 그를 영입하기 위해 나섰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변우혁에 대해 "한화에서 1차 지명으로 뽑을 정도면 가진 커리어는 좋은 선수다"는 전제를 깔면서도 "자신의 장·단점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그냥 공이 올 때 반응해서 치는 느낌이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타이밍을 잘 맞춰야 힘이 실리는데, 그게 안 되니 자신의 힘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코치는 "장점을 가지고 진행시키기 위해 미국 캠프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우혁 본인도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타격에서 기복이 있었다. 이범호 코치님이 '안 좋을 땐 공을 너무 따라다닌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 때부터 거기만 신경쓰고 있고, 게임 때도 잘 나오고 있다"고 말한 그는 "타석 들어가서 그 생각만 하면 결과가 좋다"고 밝혔다.
프로 입단 4년 만에 첫 이적을 경험한 것은 본인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변우혁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라 좋았고, 이범호 코치님도 잘 맞는다는 느낌이어서 걱정 없이 재밌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IA에서 알아봐줘) 기분 좋았다"면서 "겨울부터 잘 준비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광주에서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변우혁은 "광주에서도 알아봐주시니 감사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기대를 아예 안하고 카페나 식당에 가면 많이 알아봐주시니 신기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KIA 팬들의 열정이 엄청난 건 유명한데,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몸 상태에 대해 변우혁은 "생각보다 부상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여태 계속 아팠던 걸로 아시는데 작년에 처음 아팠다"고 항변했다. 그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 잘해줘서 지금도 몸 상태가 좋다. 지금처럼 관리하면서 하려 한다"고 전했다.